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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

[로맨스 소설 추천] 주말에 읽기 좋은 가벼운 로맨스 소설 5 (2)

1.

우린 괜찮아 

 

 

2018 마이클 프린츠상 수상작. 안정 속에서 불안정할 것을 두려워하고, 아름다움 안에서 슬픔을 읽어내는 섬세함을 지닌 소녀 ‘마린’이 겪는 상실과 방황,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헤어진 연인, 멀어진 단짝. 그 어떤 단어로도 뚜렷하게 정의할 수 없는 마린과 메이블의 사이는 복잡 미묘하다. 돌아온 겨울과 함께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속마음을 숨긴 채 하얀 입김만 내뱉고, 우리는 긴장감이 감도는 그 재회의 현장으로 순식간에 빠져들고 만다.

 

2.

브로맨스 북클럽

 

 

미국 프로야구 선수인 개빈은 아내 세아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완벽한 육아와 가정주부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줄 알았던 그녀가 실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꾹꾹 참으며 모든 것을 연기했다고 한 것. 술김에 동료 야구선수 델에게 이를 고백하고, 이에 델은 믿을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자신의 북클럽에 들어오라는 것.

농담인 줄 알았던 개빈은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스포츠선수, 정치가, 기업가가 북클럽 멤버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마지못해 북클럽에 들어가겠다고 한 개빈에게 그들은 여자들이 읽는 로맨스 소설을 하나 던져준다. 그 안에 답이 있다나? 진지한 친구들의 설득에 개빈은 의심 반, 불신 반으로 책을 폈다. 제목은 《백작부인 사로잡기》. 표지 속 헐벗은 18세기 영국 백작은 개빈에게 세아의 마음을 돌리는 법을 알려줄 수 있을까?

 

 

3.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존 그린의 숨겨진 명작. 캐서린이라는 이름의 여자와만 사랑에 빠졌던 콜린. 콜린은 그녀들을 너무 사랑했지만 그녀들은 모두,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그를 차 버렸다. 그리고 콜린은 오늘로 무려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그가 바라는 건 딱 두 가지뿐이었다. 캐서린에게 사랑받는 것,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것.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 두 가지 모두와 영영 멀어진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완전한 실패자, 볼 장 다 본, 한물간 퇴물이 되어버렸다.

어디 구멍 속에 처박혀 있다가 죽고 싶다던 콜린에게 단 하나 있는 친구 하산은 그에게 이 시련을 이겨낼 놀라울 만큼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건 바로 ‘자동차 여행’. 엉뚱하며 독특한 유머를 잃지 않는 하산과 실연의 아픔에서 허우적대던 콜린은 ‘사탄의 영구차’라는 별명이 붙은 차에 몸을 싣고 목적지도 없는 여행을 떠난다. 아무 계획 없이 떠난 자동차 여행에서 그들이 마주하게 될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

 

 

4.

캣퍼슨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다룬 <캣퍼슨>. 그런데, 작가가 그리는 것은 그 흔한 사랑도, 연애도 아니다. 작가는 이들 감정과 감정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인 상황들을 클로즈업한다. 상대의 무례한 행동을 애써 해석하려 하고, 단호히 거절하지 못하며, 결정적인 상황에서 주저하는 마고의 모습은 상하관계나 강제성이 없어 보이는 관계에서조차 불안한 상황에 놓이곤 하는 여성의 하루하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캣퍼슨(cat person)’은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로버트는 자신이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는 ‘캣퍼슨’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의 집에 갔을 때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마고는 문득 그가 지금까지 한 말이 모두 거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양이는 다른 방에 있었을 뿐이고 로버트는 정말로 캣퍼슨이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마고의 불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이 불안은 ‘아는 사람만 아는’ 종류의 것이다.

 

5.

얼음나무 숲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사람은, 이 사람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란 걸." (30쪽) 1628년, 예언자 '키세'가 종말을 고했던 그 해의 마지막 날 아나토제 바옐의 마지막 연주회가 열린다. 음악의 도시 에단의 가장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자인 바옐은 영원한 마에스트로(드 모토베르토)라는 영예를 얻기도 했었다. 종말을 앞두고 있다는 소문이 떠도는 어수선한 한 해의 끝, 끔찍한 살인사건의 진실, 연주자를 죽게 만든다는 불길한 바이올린 '여명'과 신비의 '얼음나무 숲'에 대한 전설. 그 모든 불길함을 조롱하듯 펼치는 바옐의 연주를 서술자인 피아노 연주자 고요 드 모르페가 바라보고 있다. 15년 전 에단 음악원에서 시작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이 연주가 펼쳐지는 카논홀의 장면에 반드시 가닿을 것이다.